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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웨스턴길 우회전 금지 주민의회서 시정 나선다

최근 웨스턴 에비뉴 우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에 대한 본지의 심층 보도<본지 8월 19일자 A1면 등>로 많은 한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가운데,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이하 주민의회)가 이를 시정하기 위해 본격 나선다. 본지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웨스턴 길에 설치된 심야 우회전 금지 표지판에 대한 실효성 여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기사를 3회에 걸쳐 심층 보도했다.주민의회 산하 공공안전 및 환경미화 위원회(위원장 김영균)는 본지 보도 후 이에 대한 LA한인타운의 피해 및 불이익을 인지, 주민의회 차원에서 LA시에 웨스턴 길 우회전 금지 표지판의 실효성 재검토와 철거 혹은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환경미화위원회는 내달 주민의회 정례 미팅에서 이 사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 이후 내부 투표를 거쳐 관련 시 정부 부처 및 시의원 사무실에 시정을 강력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의회측은 이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민들은 주민의회 정규 미팅에 참석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정례 미팅은 오는 9월 9일 오후 6시 30분 한인타운 피오피코 도서관(694 S Oxford Ave)에서 열린다. "주민 무시한 결정…LA시에 재검토 요구" 'LA 웨스턴길 우회전 금지, 왜' 보도 그 후… 한인타운 관할 주민의회 김영균 공공안전위원장 7년전 설치 때 공지 없어 "실효성 입증 못하면 철거" 웨스턴 길 심야 우회전 금지 표지판 정책 시정을 위해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이하 주민의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주민의회 산하 공공안전 및 환경미화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를 내부 안건으로 채택,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본지는 위원회 김영균(68) 위원장을 만났다. -안건을 채택한 이유는. "중앙일보의 보도로 주민들의 피해, LA시정부의 부실한 행정 처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부터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교통 표지판에 대한 민원도 접수되고 있었다. 주민의회 차원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절차는. "이번 달까지 위원회 내부 최종 논의를 거쳐 주민의회 본 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후 대의원 26명이 투표를 통해 건의 수단을 채택하게 된다. 방식은 보통 서한을 보낸다. 이후 당시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추진한 4지구와 현재 타운 관할 10지구, LA시장실, 시 도로시설물 관리 부서 총 4곳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는 서면도 보낼 예정이다." -서한 내용은. "사실상 철거를 요구할 것이다. 해당 표지판에 대한 주민들의 피해 및 비효율성은 이미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됐다. 물론 그에 앞서 표지판 설치 후 현재까지 약 7년간 해당 표지판의 효과 등에 대해 시 차원에서의 재검토 역시 요청할 계획이다. 만약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표지판 철거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시정될 때까지 조치를 취하겠다." -주민의회는 몰랐나. "표지판 여부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중앙일보 보도로 알게 됐다. 올해로 주민의회에 재임한 지 7년째다. 2012년 표지판이 설치될 때 임기 중이었으나 주민의회는 관련 공청회나 설치에 대한 아무런 공지도 받은바 없다. 주민의회 관할 지역이 웨스턴 길 기준으로 멜로즈 에비뉴 까지다. 특히 한인타운 구획인 3~5가 사이의 경우 성매매 적발 빈도가 미미하다는 것은 데이터로 입증된 사실이다. 한인타운만이라도 무의미하게 부착돼있는 표지판을 철거해 불편을 없애야 한다." -시 정부 정책이 주민의회에 통보가 되나. "통보를 의무화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시 어느 지역권이든 주민의회가 있으며, 반드시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주민의회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의무가 돼야한다고 본다." - 설치 과정에서 문제는. "표지판 부착에 따른 인근 주민의 피해 및 공공안전에 대한 폭넓은 분석을 생략한 채 설치를 강행했다. 시 정부의 독단적인 행정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방글라데시 지역구 변경 사안이 한인사회에 알려지기 전, 시 정부는 하버드 초등학교에서 첫 타운 홀 미팅이 열리는 사실도 주민의회 측에 하루 전날 통보했다. 당시 방글라데시 주민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이라고는 나와 빌 로빈스 대의원 2명 뿐이었다. 시 정부의 일방적 행태에 주민의회도 피해자였다." -주민의회의 영향력은. "주민의회 차원에서 서한을 보낸다는 것은 그 구획 주민들을 모두 대변해 항의했다는 것이다. 시 정부 측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몇 년 전까지도 논란이었던 한인 마켓 앞 카지노 버스 주차 등도 모두 주민의회 차원에서 서한을 보내 해결한 것이다." -앞으로 한인들의 역할은. "한인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 한인타운은 한인들의 땀과 투지로 만들어 낸 삶의 터전이다.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 이번 표지판 문제도 주민의회 미팅에 참석하거나 이메일 건의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 달라. 시 정부에 전달시 적극 반영해 한인 목소리의 힘을 보여주겠다." -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주민들을 위해 발로 직접 뛰는 위원회다. LA한인타운을 포함한 주민의회 관할 구역 내 도로 등 시설물 관리, 환경미화, 거리 청소 등을 포괄적으로 전담한다. 현재 관할 구획을 위원회 5명이 나눠서 상시로 돌며 해당 지역의 문제점을 파악한다. 또 민원이 들어오면 그 구획 담당 위원이 직접 나가 사실을 확인한 후 본 회의에 전달한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jang.suah@koreadaily.com

2019-08-28

[취재수첩] "기자잖아, 한번 알아봐줘" 웨스턴길 한 달 쏘다녔다

심야 웨스턴 우회전 금지 표지판 취재는 뜻밖의 대화로 시작됐다. 친한 교회 동생과 밤 늦도록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동생이 갑자기 짜증 섞인 목소리로 푸념을 늘어놓았다. “벌써 밤 12시가 넘었네? 또 돌아가야 해.” “왜?” “저 표지판 때문에…. 웨스턴 길은 11시만 넘으면 우회전 금지야. 저 앞에서 꺾으면 바로 집 앞인데 매번 귀찮아.” 기자가 LA에 온 지는 이제 1년 반. 웨스턴 길과 3가 인근에 살면서도 지금까지 그런 표지판이 붙어 있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동생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언니 기자잖아. 저거 도대체 왜 달려 있는 거래? 한번 알아봐 주면 안 돼?” 이번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주변 지인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런 표지판이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표지판을 보긴 했는데 왜 붙어 있는지 이유를 모르는 사람, 성매매 때문에 붙어 있는 건 알지만 밤마다 불편을 겪는 사람 등 물을수록 황당한 표지판이었다. 옆구리 찔린 말 한마디에 한달간의 긴 취재가 시작됐다. 웨스턴 길을 주말 밤마다 배회하면서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LA시, 경찰, 시의회 등 각 부처에도 문의했다. 어떤 곳에서도 표지판 설치 후 실효성 여부 조사, 후속 조치, 단속 통계 등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표지판 설치 배경을 알아보니 졸속 행정에 의해 부랴부랴 결정된 조치였다. 그 결과 현재 한인타운에는 명분조차 희미해진 표지판만 붙어있다. 유명무실한 표지판에 대한 침묵은 한인들의 꿋꿋한 인내심일까, 완고한 무관심일까. 다만, 분명한 사실은 표지판 인식 여부를 떠나 설치된 지 7년이 지나도록 그 누구 하나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대가로 한인타운은 그간 불편함과 불명예를 지불해왔다. ‘한인타운 웨스턴 길=매춘의 거리’라는 오명을 벗는 건 이제 한인들의 손에 달렸다. 적극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장수아 사회부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2019-08-21

'졸속결정' 표지판, 책임은 7년째 실종

웨스턴 길의 심야 시간 우회전 금지 지역 설정은 지난 2012년 4월30일 단행됐다. 본지는 당시 LA시가 우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를 최종 승인(2012년 4월26일·당시 시장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했던 서류를 입수했다. 서류에는 당시 탐 라본지 4지구 시의원의 제안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표지판은 당시 LA시의 '도로시설물보수기금(street furniture revenue fund)'으로 설치됐다. 당시 라본지 시의원은 제안서에 표지판 설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웨스턴 길의 계속되는 불법 행위는 교통 체증의 원인이며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6가와 멜로즈 애비뉴 사이 표지판 설치를 위해 보수 기금 사용을 요청했다. 설치 비용은 2013달러 29센트였다. 정책 제안부터 승인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주민 공청회, 검토 작업, 실태 조사, 승인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됐을까. 당시 라본지 시의원은 웨스턴 길 일부 주민들로부터 매춘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첫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2012년 1월27일이다. 정확히 한 달 후 두 번째 공청회가 진행됐다. 지역 신문 라치몬트버즈의 메리 기자는 "4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고 주민들 사이에서 (표지판 설치에 대한) 찬반 의견도 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간상으로 보면 첫 공청회부터 최종 승인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된 셈이다. 100일 남짓한 시간 동안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표지판 설치의 타당성 조사, 설치에 따른 장단점 등이 충분히 반영된 결정이었는지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본지는 우회전 금지 표지판의 실효성과 시정부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LA시장실, 시의원 사무실, LA시검찰, LA시교통국(LADOT), LA경찰국(LAPD) 등에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 내용은 ▶심야 시간 우회전 금지로 불편이 야기되는 점 ▶우회전 금지 표지판이 성매매 감소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질문 ▶현재 한인타운내 표지판 설치 목적과 이유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업주와 주민이 있다는 점 등이다. 시 관계자들은 대부분 입장을 밝히길 꺼리거나 자세한 답변을 타기관에 미뤘다. 우선 LA시 성매매 범죄 담당 검사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LA시검찰에 질의서를 보냈다. LA시검찰 프랭크 마테얀 공보관은 "(표지판 설치는)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에 LADOT가 답변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마 당시 시의회와 LAPD에서 설치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에 대해 LADOT 노라 프로스트 공보관은 "우리는 당시 LA시의회 요청으로 설치만 했을 뿐"이라며 "범죄 행위와 관련된 답변은 LAPD가 담당한다"고 LAPD로 문의하라고 했다. 당시 표지판 설치를 추진했던 건 4지구 시의원이었다. 현재 4지구는 한인 데이비드 류 시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4지구 시의원 사무실 측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마크 팸파닌 대변인은 "매춘은 남가주 전역에 걸쳐 여전히 심각한 범죄이며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해당 표지판은 웨스턴 애비뉴의 안전을 지키고 매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만 설명했다. 우회전 금지판이 설치된 한인타운내 4~5가 등 웨스턴 애비뉴는 현재 10지구(시의원 허브 웨슨) 관할 지역에 속해있다. 10지구 시의원 사무실은 아예 공식 답변조차 없었다. 결국 우회전 금지 표지판에 대한 현황, 현재까지의 효과 등을 정확한 데이터나 근거를 통해 당위성 또는 타당성을 설명하는 기관은 없었다. 해당 지역 순찰, 매춘 단속, 교통 위반 등을 담당하는 LAPD도 마찬가지다. LAPD 공보실은 본지 질의 내용에 대해 "올림픽 경찰서에 질의 내용을 전달했다"라고만 할 뿐 관련 통계나 해당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았다. 답변 회피 이면에는 표지판이 설치된 2012년 당시의 한인타운 구역과 현재 관할 지역구가 각각 변경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당시 한인타운은 표지판 설치를 주도했던 라본지 시의원의 구역인 4지구에 대부분 포함돼 있었다. 이후 공교롭게도 표지판이 설치된 그해 선거구 재조정이 진행되면서 한인타운은 갑자기 10지구와 13지구로 양분됐다. 당시 셔먼오크스 지역이 4지구에 새롭게 편입되면서 한인타운 6가 북쪽이 제외된 탓이다. 즉, 당시 한인타운내 우회전 금지 지역 설정은 4지구 주도하에 추진됐지만, 지금은 시의회 관할 지역구가 달라졌다. 그 사이 우회전 금지판 설치 효과에 대한 검증이나 후속 조치 등은 누구도 살펴보지 않았다. 한인타운의 우회전 금지 표지판은 그 사각지대에서 7년째 붙어있다. 장열·장수아 기자

2019-08-20

성매매 단속 효과, 경찰도 모른다

웨스턴 애비뉴와 메이플우드 애비뉴에 있는 LA고려사 앞은 심야 우회전 금지 지역이다. 금지 표지판은 성매수 운전자가 길가에 서 있는 성매매 여성을 태우기 위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표지판 아래서 고려사의 묘경 스님께 물었다. "스님, 요즘 한인타운 모습이 어떻습니까?" 묘경 스님은 10년째 고려사 주지를 맡고 있다. "예전엔 길바닥에 콘돔이나 주삿바늘 같은 게 많이 떨어져 있긴 했지. 그런데 다 옛날 이야기야. 이제는 그런 거 안 보여." 한인타운 성매매 현장을 확인하고 싶었다. 밤거리의 실상을 확인하려고 취재팀은 금요일마다 4차례 자정쯤 웨스턴 길에 가봤다. 성매매 여성들이 자주 목격된다면 우회전 금지 표지판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표지판은 실효성 없이 불편만 가중시키는 행정이다. 한인 업소가 즐비한 4가, 5가는 자정이 넘은 시간임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웨스턴 길을 따라 우회전 금지 표지판이 설치된 골목 골목을 살폈다. 표지판이 설치된 5가부터 북으로 로메인 스트리트까지 차를 몰았다. 수십 차례 웨스턴 길을 오간지 2시간째. "어? 저기! 저기!" 야한 옷차림의 라틴계 여성이 표지판이 붙어있는 마라톤 스트리트 대로변에 서있었다. 단순히 옷만 야한 것일 수 있다. 자칫 매춘 여성으로 단정하고 접근했다가는 면박을 당할지도 모른다. 취재기자가 여성과 눈빛 교환을 위해 휘파람을 불면서 수차례 차를 돌려가며 주변을 배회했다. "아무래도 (매춘 여성이) 맞는 것 같은데…." 해당 여성에게 성매매 여성 여부를 확인하려 취재팀의 여기자가 차에서 내렸다. 여성은 짙은 화장에 속옷이 다 비치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기자임을 밝히고 표지판을 가리켰다. "혹시 이거 왜 설치됐는지 아세요?" 여성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잘 모르겠다"며 "(이유를 들은 뒤) 저 표지판이랑 그 짓이랑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되레 비웃는다. 이 여성을 포함해 약 한 달간 매주 금요일 자정에서 이튿날 새벽 3시까지 현장에서 만난 성매매 여성은 5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한인타운과 멀리 떨어진 지역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표지판의 의도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우회전 금지 단속효과는 사실상 의미가 없었고, 인근 업주들과 웨스턴길을 지나는 운전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현재 웨스턴 길에는 수십여 개의 한인 업소가 영업중이다. 본지는 웨스턴 길에서 최소 5년 이상 된 주요 한인 업소와 기관 등 30곳을 선정해 우회전 금지 표지판 인식 여부, 설치 이유 등을 알고 있는지 물어봤다. <표 참조> 표지판의 실체와 목적 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업소는 단 8곳이다. 대부분 왜 금지판이 생겼는지 모르고 있었다. 시정부에서 세웠으니 필요해서 했겠지라는 '착한 믿음'들이다. 웨스턴 길의 유명 조개구이집 '제부도'는 영업 시간이 오전 2시까지다. 하지만 업소 앞 메이플우드 길은 밤 11시에 우회전이 금지된다. 몰 앞으로 작게 나있는 진입로를 통해서만 자동차가 오갈 수 있다. 제부도 직원 캐런 김씨는 "밤 늦게 오는 손님들은 여러모로 불편해 한다"며 "나 역시 집이 이 근처인데 표지판 설치 목적이 성매매 때문이라니 더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심야 우회전 금지 정책은 7년째 시행중이다. 웨스턴과 5가에서 15년째 애견숍 '코코그루밍'을 운영해온 존 최 사장은 "그동안 시정부나 경찰로부터 우회전 금지 조치와 관련한 공문을 단 한 장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매춘을 줄이려면 순찰 인력을 늘려야지 왜 황당하게 길마다 우회전을 금지하느냐"고 성토했다. 우회전 금지 위반에 따른 금전적 대가는 크다. 적발시 벌금은 최소 237달러다. 만약 표지판을 못보고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잘못 틀었다가는 벌금은 물론, 운전학교 수강료, 교육 시간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지는 LA경찰국에 웨스턴 길 우회전 금지 위반건과 관련, 티켓 발부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한인타운 관할지서 올림픽경찰서의 패트리샤 산도발 서장은 "해당 표지판의 위반 건수는 따로 취합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단속 효과를 검증할 데이터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경찰조차 단속 효과를 모르고 있으니 벌금을 걷기 위한 '티켓 트랩(ticket trap)'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우회전 금지판은 그 존재 자체가 한인타운에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 올해 초 한인 여성과 결혼한 로버트 히달고(25)씨는 웨스턴 길과 엠우드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 히달고 씨는 "한인타운은 결혼 전에도 자주 놀러왔던 곳인데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볼 때마다 의아했다"며 "한류의 영향과 여행객 등으로 한인타운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요즘 저런 표지판은 한인타운의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LA시는 우회전 금지 표지판에 '성매매 근절'이라는 확고한 명분을 담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현실은 새빨간 금지 표시 대신 '물음표'가 더 어울리는 듯했다. 장열·장수아 기자

2019-08-19

웨스턴 길 심야 우회전 금지…왜?

LA한인타운과 맞물린 웨스턴 길엔 어둠이 드리울 틈이 없다. 해가 지면 한글로 쓰인 온갖 간판이 보란 듯 불빛을 뽐낸다. 네온사인은 대로변을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잡지만 정작 이곳에서는 밤 11시가 넘어서면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틀 수가 없다. 길마다 붙은 '심야 시간 우회전 금지 표지판(No Right Turn Sign Nightly)' 때문이다. 이 표지판은 현재 한인타운을 포함, 북쪽 웨스턴 애비뉴에만 무려 26개(양방향)가 설치돼있다. 이는 '웨스턴 애비뉴=매춘의 거리'라는 인식의 결과물이다. 부정적 이미지는 한인타운에 그대로 투영된다. LA시는 지난 2012년 길거리 매춘 단속을 구실로 웨스턴 길과 교차하는 길마다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박았다. 규제가 시행된 지 7년째. 현재 인근 업주와 주민들은 표지판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관계기사 3면> LA의 남과 북을 잇는 웨스턴 길은 밤만 되면 양방향 길의 우회전이 금지된다. LA시가 공식 지정한 LA한인타운 구역만 놓고 보면, 웨스턴 길 우회전 금지 지역에는 한인 업소가 밀집한 4가, 5가가 전부 포함된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주민의회 관할 구역까지 넓혀 보면 우회전 금지 표지판은 1가, 2가 등을 지나 한인타운 너머 북쪽 로메인 스트리트(Romaine St)까지 붙어있다. 우회전 금지는 저마다 길에 따라 두 개 시간대(밤 11시~다음날 오전 6시·자정~오전 7시)로 적용된다. 만약 밤에 자동차를 타고 한인타운 웨스턴 길을 오간다면 윌셔 불러바드, 3가, 베벌리 불러바드, 멜로즈 애비뉴만 제외하고 모든 길에서 우회전이 금지되는 셈이다. 실례로 웨스턴 길과 5가 교차로에는 가주마켓이 있다. 5가는 오후 11시부터 우회전이 금지된다. 반면 가주마켓의 정식 영업 시간은 오후 11시45분까지다. 밤 11시 이후 북쪽 방향으로 웨스턴 길을 지나다가 가주마켓에 가려면 마켓 건물이 눈 앞에 빤히 보이는데도 바로 앞 5가에서 우회전을 할 수 없다. 표지판이 없는 두 블록 앞 3가길에서 P턴을 통해 우회해서 가야 한다. 동양선교교회의 새벽 예배 시간은 오전 5시30분이다. 교회 바로 앞 오크우드 길(Oakwood Ave)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우회전 금지다. 장은혜(LA)씨는 "새벽기도를 갈 때마다 매번 표지판이 없는 베벌리 길에서 우회전, 옥스포드에서 좌회전, 다시 오크우드에서 좌회전을 해서 교회로 들어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못 보거나 아예 그런 게 설치돼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심야 우회전 금지는 모순적이다. 표지판이 붙어있는 길에서는 우회전을 못한다. 반면 반대편 길에서는 좌회전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즉, 우회전 금지인 동시에 좌회전이 허용되는 아이러니한 길이다. 심야 우회전 금지 정책은 웨스턴 길에서만 시행중이다. 7년 전 당시 4지구 톰 라본지 시의원이 웨스턴 길의 매춘을 줄이고 성매매자의 골목 출입을 막겠다며 추진한 정책이었다. 본지는 LA시 공개 데이터 자료를 분석했다. 우선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한인타운을 포함,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Area ID 20) 내 매춘 적발 현황을 조사했다. 표지판 설치 이후부터 살펴 보면,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 내에서는 2013년(220건), 2014년(272건), 2015년(270건), 2016년(233건), 2017년(195건), 2018년(407건), 2019년 1~7월(187건) 등 총 1784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해만 400건이 넘었을 뿐 적발 건에는 대체로 큰 변화가 없다. 그중 한인타운 핵심 지역은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한인타운 중심부인 4가와 5가만 따로 추려봤다. 표지판 설치 전(2010~2012년 4월) 매춘 적발은 '0건'이었다. 반면, 표지판 설치 후 현재(7월15일)까지 4가(2012년 1건·2013년 1건·2014년 2건)와 5가(2015년 2건)에서는 총 6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한인타운만 놓고 보면 적발 건이 매해 1건도 안 된다. 심지어 표지판이 붙어 있지도 않은 웨스턴 길과 6가 역시 2016년(4건), 2018년(3건) 등 매춘 적발은 10건 미만이다. 이는 우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한인타운은 길거리 매춘이 드문 지역임을 알 수 있다. 4가와 옥스포드 애비뉴 인근 아파트에서 4년째 거주중인 박윤섭(41)씨는 "밤 늦게 귀가할 때마다 매번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도대체 왜 붙어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특히 한인타운은 밤에도 오가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까지 이 근처에서 성매매 여성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매춘 적발 건만 놓고 보면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보다 타지역이 더 높다. LAPD 구역별 매춘 적발 건(2010~2019년 7월)을 조사해봤다. 한 예로 LA 남쪽의 사우스웨스트 경찰서 관할 구역(Area ID 3)의 경우 지난 9년간 총 2726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심야 우회전 금지 표지판이 좀 더 전략적으로 효율성을 고려해 설치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장열·장수아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9-08-18

웨스턴 길 심야 우회전 금지 효과 따져보니…실제 매춘 적발 건수 7년간 고작 6건 뿐

심야 우회전 금지는 일단 모순적이다. 표지판이 붙어있는 길에서는 우회전을 못한다. 반면 반대편 길에서는 좌회전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즉, 우회전 금지인 동시에 좌회전이 허용되는 아이러니한 길이다. 심야 우회전 금지 정책은 웨스턴 길에서만 시행중이다. 7년 전 당시 4지구 톰 라본지 시의원이 웨스턴 길의 매춘을 줄이고 성매매자의 골목 출입을 막겠다며 추진한 정책이었다. 본지는 LA시 공개 데이터 자료를 분석했다. 우선 웨스턴 길을 중심으로 한인타운을 포함,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Area ID 20) 내 매춘 적발 현황을 조사했다. 표지판 설치 이후부터 살펴 보면,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 내에서는 2013년(220건), 2014년(272건), 2015년(270건), 2016년(233건), 2017년(195건), 2018년(407건), 2019년 1~7월(187건) 등 총 1784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해만 400건이 넘었을 뿐 적발 건에는 대체로 큰 변화가 없다. 그중 한인타운 핵심 지역은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한인타운 중심부인 4가와 5가만 따로 추려봤다. 표지판 설치 전(2010~2012년 4월) 매춘 적발은 '0건'이었다. 반면, 표지판 설치 후 현재(7월15일)까지 4가(2012년 1건·2013년 1건·2014년 2건)와 5가(2015년 2건)에서는 총 6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한인타운만 놓고 보면 적발 건이 매해 1건도 안 된다. 심지어 표지판이 붙어 있지도 않은 웨스턴 길과 6가 역시 2016년(4건), 2018년(3건) 등 매춘 적발은 10건 미만이다. 이는 우회전 금지 표지판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한인타운은 길거리 매춘이 드문 지역임을 알 수 있다. 4가와 옥스포드 애비뉴 인근 아파트에서 4년째 거주중인 박윤섭(41)씨는 "밤 늦게 귀가할 때마다 매번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도대체 왜 붙어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특히 한인타운은 밤에도 오가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까지 이 근처에서 성매매 여성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매춘 적발 건만 놓고 보면 올림픽 경찰서 관할 구역보다 타지역이 더 높다. LAPD 구역별 매춘 적발 건(2010~2019년 7월)을 조사해봤다. 한 예로 LA 남쪽의 사우스웨스트 경찰서 관할 구역(Area ID 3)의 경우 지난 9년간 총 2726건의 매춘이 적발됐다. 심야 우회전 금지 표지판이 좀 더 전략적으로 효율성을 고려해 설치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장열·장수아 기자

20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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